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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존재를 다시 묻다

by lectionary77 2025.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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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닌, 인간 존재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물음입니다. 이 질문은 철학의 시작점이며, 동시에 심리학의 실천적 탐색이기도 합니다. 존재에 대한 물음은 삶의 방향, 감정의 해석, 인간관계의 본질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이 글에서는 철학적 존재론과 심리학의 자기 이해 방식을 통해 ‘나’라는 존재를 다시 바라보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혼란이 표현된 사진

철학이 던지는 존재에 대한 질문

고대부터 철학은 ‘존재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물었습니다. 이 질문은 단순한 사유를 넘어, 인간 삶의 방식 전체를 재구성하게 만듭니다.

첫째,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데카르트는 모든 외부 세계를 의심한 끝에 남은 것이 ‘생각하는 나’였습니다. 즉, 존재의 증거는 외부 조건이 아니라, 의식하는 주체 그 자체입니다. 이 관점은 내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든, 의식하는 존재로서의 ‘나’가 삶의 중심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둘째, 하이데거의 ‘현존재(Dasein)’ 개념
하이데거는 인간을 단순한 객체가 아닌, 세계와 관계 속에서 의미를 구성해가는 존재로 봤습니다. 인간은 이미 세계 안에 던져진 존재이며, 그 안에서 자기 의미를 구성해갑니다. 즉, 존재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되어가는 과정’입니다.

셋째, 동양 철학의 ‘무아(無我)’ 사상
불교나 장자 철학에서는 ‘고정된 나’는 없다고 봅니다. 나라는 존재는 상황, 관계, 시간 속에서 끊임없이 변하는 흐름입니다. 이는 집착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지금 이 순간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법을 가르쳐줍니다.

철학은 존재를 해석하는 다양한 길을 제시합니다. 고정된 정체성을 쥐고 있는 것이 아니라, 존재란 끊임없는 사유와 관계 속에서 새롭게 생성되는 것임을 알려줍니다.

심리학이 말하는 자기 이해의 과정

심리학은 ‘나’를 단순히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과 사고의 흐름 속에서 이해하려 합니다. 이는 철학적 존재 질문을 실천으로 끌어오는 중요한 방식입니다.

첫째, 자기 인식(Self-awareness)
심리학에서 자기 인식은 모든 자기 이해의 시작입니다. 지금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어떤 패턴을 반복하고 있는지를 자각하는 것이 존재 탐색의 첫걸음입니다. 이는 나를 하나의 ‘객체’로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는 나’로 마주보는 자세입니다.

둘째, 자기 개념(Self-concept)의 유연성
우리는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는 고정된 틀에 갇히기 쉽습니다. 하지만 심리학은 자기 개념을 ‘유동적’이고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는 것’으로 봅니다. 내가 어제는 실패자처럼 느껴졌어도, 오늘은 충분히 의미 있는 존재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셋째, 자아 정체성의 형성과 재해석
에릭슨은 인간 발달 단계마다 자아 정체성이 새롭게 형성된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성인기에 들어서면 ‘누구와 연결되고 싶은가’, ‘무엇을 남기고 싶은가’라는 질문이 자아의 핵심을 이룹니다. 이는 삶의 흐름 속에서 자아를 계속 조정하고 새롭게 만들어가는 능력을 강조합니다.

심리학은 존재를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발견’하고 ‘다듬어가는’ 것이라 말합니다. 따라서 존재를 찾는 과정은, 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이 이해하는 과정입니다.

존재를 회복하는 일상적 실천

존재에 대해 사유하고 이해했다면, 이제는 그 통찰을 삶에 녹여내야 합니다. ‘나는 누구인가’를 묻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어떻게 살 것인가’로 확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첫째, 자기와의 대화 시간을 확보하기
하루 10분이라도 조용히 나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명상, 감정 일기, 혼자 산책하며 생각 정리하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에게 “오늘 나는 무엇을 느꼈지?”, “내가 진짜 원했던 건 뭐였을까?”를 물어보는 습관을 들이세요.

둘째, ‘해야 할 나’와 ‘되고 싶은 나’를 구분하기
‘해야 할 일’로 가득한 하루 속에서, ‘내가 진심으로 되고 싶은 사람’은 종종 무시됩니다. 매일 작은 행동이라도, 되고 싶은 나를 향한 실천을 포함시켜 보세요. 예: 책 한 페이지 읽기, 미뤄뒀던 연락하기, 감사 표현하기 등.

셋째, 타인과의 진실한 연결 맺기
존재는 관계 속에서 드러납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나는 누구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와도 밀접합니다. 감정을 숨기지 않고, 내 생각을 진심으로 말해보는 연습은 존재감을 회복하는 강력한 실천입니다.

이러한 일상 속의 작은 실천들은 ‘나’라는 존재를 추상적 개념이 아닌, 살아있는 흐름으로 만들게 해줍니다.

결론: 존재는 정의가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삶이 복잡할수록 더 자주 꺼내야 할 물음입니다.

존재는 정해진 답이 아니라, 매일 선택하고 실천하며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지금의 내가 혼란스럽더라도, 그 안에 ‘나답게 살아가려는 의지’가 있다면 당신은 이미 존재의 본질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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